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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오... 오늘 뭔가 술술 풀리는데?(백패킹 3일차)

기획자 에이든 2024. 10. 29. 22:35

오늘은 어제보다 한 시간 일찍 일어났다. 왜냐면 불 피워야 하니까...ㅋㅋㅋㅋ

사실 어젯밤에 예행 연습한다고 불 피우다가 온 몸에 연기 먹고 훈연당함 ㅋㅋㅋㅋ

아침에 되게 추울 줄 알고 불 피우려 한 건데 생각보다 포근해서 굳이 불 피울 필요는 없었다

그래도 기왕 장작도 샀고 불도 피운 거 1시간은 즐기다 가야지..ㅎㅎ

그러고도 장작이 남아서 혹시몰라병에 걸린 나는 소량의 장작을 챙기게 되는데..

그저께는 방조제 지옥 어제는 논두렁 지옥에 이어 오늘은 백사장 지옥 입성ㅋㅋㅋ

저어어어어어기 보이는 섬까지 걸으면 됨
확실히 뻘이 펼쳐진 게 서해스럽구만

백사장은 발이 푹푹 빠져서 힘이 더 들었으나, 이내 방법을 찾았죠?ㅋㅋ

오늘의 TMI: 바닷가 쪽으로 걸으면 모래가 젖어있어서 마른 모래를 밟는 것보다 발구름이 수월하다 :)

그렇게 한참을 걷다가 발 주변에 알짱거리는 녀석을 발견!

어디 있게요
잡았다 요놈

쪼그마한 집게로 집어봐야 하나도 안 아프다 이 말이야 ㅋㅋㅋㅋ 귀여운 자식

그렇게 걷다 보니 완전 동해안에서 보일법한 바위 소나무가 보여 반가운 마음에 한 컷 찍어줌

이런 게 서해에도 존재하는구만

길고 길었던 백사장을 탈출하여 산길을 넘어가니 글쎄 버스가 오는 게 아니겠는가

방향만 따져봤을 때는 가려는 쪽이랑 맞아서 도박을 걸어봤는데 완전 성공해부려쓰..

어르신들 하나같이 내 행색 신기해 하심ㅋㅋㅋㅋ
고마웠다 81번..! 넌 최고였어

물론 정줄 놓고 있다간 완전 애먼 동네로 갈 뻔했지만, 완전 정확히 원하는 곳에 내렸읍니다

원래는 11시에서 11시 30분쯤에 신포리 도착해서 점심 먹으려 했는데 무려 한 시간이나 일찍 도착!

흠... 거의 3km 이득 봤나? 후... 이래서 다들 게임에서 핵 쓰는 거지?ㅋㅋㅋㅋㅋ

그런데 아뿔싸,, 원래 가려고 했던 칼국수집이 화요일 휴무라고요? ㅠ

아쉽지만, 여기만 있는 건 아니니까 바로 옆에 있는 칼국수집으로 입자아앙

가게 이름 참 직관적이구만
소올직히 칼국수는 보통보통했는데 위에 나물이 찐이었음

배 채우고 나니 주변도 눈에 들어오던데 알고 보니 이 동네가 유명한 갯벌이더만

유네스코 등재까지야🤔

한국이 갯벌로 이름이 좀 있다고는 알고 있었지만 유네스코 등재까지는 몰랐넹

여튼 갯벌을 지나서 더 아래쪽으로 내려가다 보니 뭔가 동해 스멜이 나는 해안을 발견!

해안에 하얀 알갱이가 전부 조개라는 것

얼핏 보면 몽돌해변 같은 느낌이 드는데 돌멩이가 아니라 조개라는 게 다른 점이다

근데 조개들이 썩어서 냄새가 그리 좋지는 않았음... 이게 바로 죽음의 향기..?

진짜 편해보인다 너,,,

꽤 걸어 나오니 재밌게 생긴 조각상도 발견하고 이후로는 진짜 묵묵히 걷는 데 집중했다

한... 2시간을 내리 걸었나? 드디어 목적지인 캠핑장에 도착 ㅠㅠ

아무도 업숴요..?

겨우 도착했는데 방문객도 없고 사장님도 안 보여서 전화해 보니 손님이 없어서 멀리 나가셨다고....ㅋㅋㅋ....

하지만 여기서 포기하면 내가 아니지, 암.

열심히 강냉이 털어서 사장님께 1박 허락을 받아 내고 개운~~하게 샤워도 했다ㅎㅎ

그냥 보내실 수도 있었는데 공짜로 묵게 해 주신 사장님,, 정말 너무너무 감사하나이다ㅠㅠㅠ

사실 이 주변엔 잘 곳도 먹을 곳도 없는 오지라서 여기가 아니면 곤란했다구..

그런데 어찌 된 게 날이 갈수록 시설 좋은 곳에서 묵는 것 같아..?ㅋㅋㅋㅋ

샤워 기분 좋게 마치고 저녁 먹으러 가기 전에 불 피울 준비도 스-윽 끝내 두고😎

화롯대, 장작, 건초, 의자까지. 완벽해!

밥 먹으려고 좀 걸어 내려가려 했더니 글쎄 1인분은 안 판다고 해서...ㅋㅋㅋ ㅠ

오늘은 전투식량 안 먹나 싶었는데 결국 저녁으로 먹게 되었읍니다 ㅎㅎ

짜장밥 제일 별로일 것 같아 마지막까지 남겨놨는데 지금까지 먹은 거 중에 젤 맛도리였다는 게 함정😂

그래... 해가 지는구나.. 슬슬 불을 피워보잣

이 캠핑장, 핼러윈 데코가 잘 되어 있어서 너무 맘에 들었다ㅋㅋㅋㅋ 잭 오 랜턴 화로대 귀여워..

이때까지는 겉불만 붙어서 맘에 안 들었음
그럼 뭐다? 바-로 조져버리면 그만이다~ ㅋㅋㅋㅋ

화력이 부족하면 기름을 부어 버리자😃

어려서부터 숙련되어 온 나의 불장난 스킬... 오늘 아주 유감없이 발휘 완료ㅋㅋㅋ

그라하야 완성된 아주아주 알맞은 상태 장작불🔥

좋아, 아주 안정적이고 바람직해

불멍 때리면서 이런저런 생각도 하고 몇몇 사람들과 전화도 했다 ㅎㅎ

오늘은 정말 일이 술술 잘 풀리는구만☺️

깡시골엔 버스도 잘 안 다니는데 버스 탔을 때부터 알아봐써!

비록 사장님은 안 계셨지만, 좋은 캠핑장에서 묵었고 역대급 캠프 파이어까지 채고다😆

모든 게 다 맞아떨어지는 오늘, 안주를 아낄 수 없으니 모두 꺼내야지 ㅋㅋㅋ

그래봐야 건망고, 육포, 어포지만, 여기서 먹는 맛은 또 다르니까😊

친구가 그랬다, 대체 누가 너처럼 휴가 내고 백패킹 가냐고ㅋㅋㅋㅋㅋㅋ

확실히 혼자서 배낭 짊어지고 떠나는 여행이 쉽진 않다ㅎㅎ 근데 그러니까 더 재밌는 게 아닐까?

여행은 목적지에 도착한 뒤에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길을 떠난 매 순간이 완성의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나의 여행은, 삶은 매 순간이 완성일 것이다

아유,, 오늘 과음했더니 갬성 올라오네ㅋㅋㅋㅋ 얼른 디비 자야지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GIF 공유하며 마무-으리


오늘 진짜 재밌었다!

내일 또 열심히 달려 보자고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