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퓨처셀프의 저자가 궁극적으로 전하고자 하는 건 생산적이고 현재의 충실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미래의 나를 현재에 빙의시키라는 것이다.
회귀물 웹소설을 즐겨 읽은 독자의 입장에서 매우 동감할 수 있는 내용이다. 새로운 삶을 부여받은 주인공들이 불합리한 과거(라고 해야할지 미래라고 해야할지)를 바꾸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것을 많이 보았고 또 그것에 이입했었기 때문이다.
사실 그동안 살아온 삶의 관성은 너무나 강력해 이를 즉시 현실에 적용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 도전적인 과제가 아닐까 싶은데,
중요한 건 적어도 이 책을 읽기 전보다는 미래의 나를 현재의 나와 연결지으려 노력하고 있다는 점이다.
개인적으로는 시간에 관한 관점이 내 가치관과 비슷해서 흥미롭게 읽었다. 특히 심리학적으로 과거와 현재, 미래는 지금 이 순간에 함께 존재한다는 것을 전달하고자 이러한 인용들이 기억에 남는다.
"과거는 절대 죽지 않는다. 심지어 지나가지도 않는다." - 미국 소설가 윌리엄 포크너
"우리는 현재 정신적 상태에 비추어 기억을 재해석하거나 재구성한다. 이런 의미에서 과거가 현자의 의미를 만드는 게 아니라 현재가 과거의 의미를 만든다고 말하는게 더 정확하다." - 심리학자 브렌트 슬라이프 『시간과 심리학적 설명』 중
이러한 관점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에네르기아적 시간관에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며 결국 목적론으로 귀결됨을 알 수 있다.
개인심리학을 공부했던 사람으로서 생각하지 못한 책에서 친근한 개념을 발견한 점이 흥미롭게 다가오기도 했다.
이 책에서 제안한 내용들 중 가장 먼저 시도한 일은 “덜 중요한(방해되는) 것을 제거하라는 것이다.
이때쯤엔 한창 ‘엘리멘탈’이라는 모바일 RPG 게임에 빠져있었다. 원래 게임을 즐겨하지 않는 편인데 우연히 발견한 이 게임에 근 2주를 폐인처럼 빠져 지냈다.
머리로는 알고 있었다. ‘지금 내가 현실 도피처로 게임을 선택했구나’, ‘아,, 이거 중독인데 큰일이네,,’
잠시였지만 금단현상에 빠진 중독자의 삶을 이해할 수 있었다 ㅎㅎ.. 그럴 때 마침 이 책을 읽어야만 하는 일이 생기게 되었고 계획만 세우던 탈출을 행동에 옮길 수 있었다.
솔직히 나는 그렇게까지 의지력이 강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경우엔 가차없이 단번에 끊어버려야 한다.
게임 내에서 나름(?) 친분이 많았던 터라 현생에 집중하겠다고 길드원들에게 인사도 했고 앱도 삭제해 버렸다.
내가 게임을 하는 게 아니라 게임이 나를 움직이던 삶을 살았던 터라, 그것에서 벗어나자 생각하던 일을 행동에 옮길 충분한 시간이 주어졌다.
그날부터 꾸준히 일자리를 알아보고 지원 서류를 갱신하고 프로젝트에 집중하며 살아오는 중이다.
과거 여러 일을 겪어오며 내 시간관은 현재와 미래 그 사이 어딘가를 방황하고 있다. 오직 현재만 사는 삶은 미래가 없고 미래만 바라보는 삶은 현재가 암울할 것이다.
그래서 미래의 어느 한 방점(북극성)을 찍어두고 현재에 집중하는 삶을 지향한다고 생각해왔다.
비율로 따져보자면 8(현재) : 2(미래) 정도? 하지만 이 책을 읽고서 약간의 비율 변화가 생겼다.
대략 6 : 4 정도가 아닐까 싶고 조금 더 구체적인 미래를 설계해야 현실을 충실히 살아갈 수 있겠다고 느낀 계기가 되었다.
나름 구체적인 지침도 주고 마인드셋을 정돈한다는 의미에서는 괜찮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미움받을 용기를 4번 가량 읽으며 읽을 때마다 얻는 것과 생각이 달라진 것처럼 이 책도 다시 볼 때마다 새로운 관점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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