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턴 분석: 내 일상의 네 가지 얼굴
지난 한 달을 돌이켜봤을 때 하루의 패턴은 4가지로 정리된다.
첫째, 완벽히 루틴에 들어맞게 산 하루.
둘째, 완전히 모든 루틴을 놓아버린 하루.
셋째, 루틴을 대부분 지킨 후 자의적으로 유도리를 부여한 하루.
마지막으로 루틴도 제대로 못 지키고 그렇다고 쉬기도 잘 쉬지 못한 하루.
내가 목표로 잡아야 하는 건 적당히 유도리를 잡는 세번째 유형이다.
1번처럼 너무 조이게 살면 지쳐버리고 반대로 2번처럼 늘어지면 무기력증에 빠져버리고 마니 말이다.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이 바로 4번째, 이도저도 아닌 하루다.
어찌보면 세번째와 네번째가 비슷할 수 있지만, 쉼(여유)의 통제권을 온전히 내가 쥐었다 넘긴 것과 무의식의 흐름에 넘겨버린 것은 매우 큰 차이다.
핵심 통찰: 관성의 법칙
한편, 새벽 운동을 쉰 날은 저녁 루틴도 어그러진 경우가 많다는 재밌는 패턴을 발견했다.
이것 역시 관성에 관련된 것이 아닐까 싶다. 물리법칙에 존재하는 관성과 같이 인간의 삶이, 우리의 하루가 어떠한 관성을 유지하려 한다는 건 참 흥미롭다.
그러니 더욱 관성을 잘 관리해야만 한다. 한 번 나쁜 관성에 빠져버리면 헤어나오는 것을 어려워하는 나기에, 시작조차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다.
핵심 도전 과제와 해결책
1. 쉼과 쾌락의 혼동
내게 나쁜 관성이란 1차원적 쾌락 추구 상태를 의미한다. 빡센 하루를 살고나면 스멀스멀 보상심리가 다가와 내게 말한다. '오늘 열심히 살았는데 이정도는 괜찮잖아?' 안타깝게도 아직은 십중팔구로 저항에 실패한다.
단순 쾌락은 쉼이 아니다. 쉼은 몸과 머리가 온전히 휴식하는 것이지만, 쾌락은 도파민에 취해 뇌가 절여지고 정해진 루틴에서 벗어나니 몸 역시 쉬지 못하게 하는 상태다.
뭔가 이렇게 말하고 나니 무슨 불교st 같은 느낌도 들고 쾌락을 반대하는 사람같아서 기분이 묘한데ㅋㅋㅋ 여튼 단순 쾌락 추구는 현재 내 삶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생각하건데, 쉼과 쾌락을 명확하게 분리하고 쾌락 관성에 들어갈 때 이를 휴식으로 전환하거나 다른 방향으로 틀기위한 방안이 필요하겠다.
지금까지 패턴을 살펴보았을 때 가장 위험한 순간은 다음 일정(일, 약속 등)이 없는 상황에 혼자 밥을 먹는 경우다. 밥만 먹기엔 심심하니 오락거리를 찾는 건데 이럴 때 주로 웹소설이나 인스타 릴스에 빠졌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할까. 흠… 잠시 고민해봤을 때, 가장 좋은 건 밥'만' 먹는 건데 그건 조금 어렵고 대안으로 팟캐스트 같은 게 어떨까 싶다. 유익한 영상을 봐도 괜찮을 수 있겠지만, 또 어떤 알고리즘에 빠질지 모른다.
마침 유튜브뮤직을 끊고 스포티파이로 넘어온 상태라 환경 자체는 나쁘지 않다. 그리고 최근에 휴대폰으로 코드를 쳐볼 수 있는 파이썬 학습 앱도 시작했고 말해보카도 있으니 콘텐츠가 없다는 건 변명일 터다.
2. 피로와 보상심리의 함정
자, 이러면 일단 가장 위험한 순간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대비가 되었다. 그 다음으로 위험한 순간에 대해 다뤄보자. 바로 피로와 보상심리가 함께 몰려오는 때다.
특히 3월 3째주부터 특히 문제였던 녀석으로 특이점은 "미루기"를 시전한다는 거다. 퇴근하고서 바로 씻지 않고 잠시만 누웠다가 그대로 잠든 적이 몇 번이었나.. 그러다 새벽에 일어나서 씻으니 잠을 자도 제대로 잔 게 아니다.
솔직히 이건 어떻게 대체 행동이나 트리거를 설정해야할지 감이 잘 오지 않는다. 집에 도착하면 손씻고 바로 양치를 시작하는 것으로 트리거를 잡아볼까? 그것으로 충분히 트리거가 될지 모르겠지만, 일단 해봐야겠다.
일에 관하여:
[ 신규 서비스 제작 ]
월초부터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 요량으로 뭔가를 계속 만지고 있다.
우리팀과 아이데이션을 하기도 했고 목업도 만들어보고 로드맵도 짜봤는데 MVP로 내놓기에 너무 커서 결국 처음부터 다시 했다.
그렇게 정말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가 무엇인지 어떤 사람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것인지 파고들자 훨씬 간단한 해결책이 나왔다.
그동안 애자일 애자일 말은 많이 했고 또 들었지만, 정말로 애자일이란 무엇인가부터 깊이 고민한 건 처음이었다.
유저스토리도 템플릿에 맞춰 쓰는 게 아니라 진정으로 고객이라면 어떻게 사용할지를 고민하며 만들어본 것도 처음이었고ㅎㅎ..
이 사업에 붙을 개발자가 당장은 없으니 노코드툴로 MVP 내놓을 생각에 테이블 설계도 직접 하고 있다.
데이터의 흐름을 생각하는 게 아직은 익숙하지 않다보니 생각보다 어렵지만 즐겁게 하고 있었다. 기존 서비스에서 요구사항이 넘어오기 전까지는….ㅋㅋㅋㅋㅋ
아무래도 이게 제일 후순위이다보니 다른 일들에 치여서 뒤로 밀리기 십상이라 맘이 아프다..ㅜㅜ
여유만 된다면 주말에 해도 괜찮을 것 같은데 4월은 이미 주말이 다 팔렸지… 신나라^^
어떻게든 기존 서비스 신규 기능 쳐낸다고 해도 제안 사업에 5월까지는 끌려갈 것 같아서 당분간은 못 만나지 않을까 싶다.
ㅜㅜ 슬픈 일이야… 우리 곧 다시 만나자..!
[ 기존 서비스 신규 기능 ]
이놈의 것은 2월에 현행화랑 개선 다 마쳐서 이젠 더 볼 일 없겠지? 하고 신났었는데 갑자기 요구사항이 막 튀어나오네… 눈물이 난다ㅎ
그래도 이 서비스를 기획하며 배운 점이 꽤 있어서 마냥 싫지는 않지만,, 뭐랄까 정이 안 가는 친구라고 해야할까?ㅋㅋㅋ
이넘에꺼,,,, 이해관계자가 너무 복잡하게 얽혀있어서 고르디우스의 매듭 같은 놈인데 알렉산더 대왕처럼 잘라낼 수도 없는 그런 상태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해야지. 밥 빌어묵고 살라믄 해야지. 얼른 마치고 또 잠시 이별을 고할테다.
기타 기억에 남는 이벤트들
책 2권 완독(재미이론, 유저스토리매핑), 웹소설 18권 완독(하얀늑대들), 팀 신규 입사자(팀장님, 권씨), 전체 회식 및 팀 회식, 파트장님 밴드 공연 관람, 28년만에 만난 삼촌, 큰어머니 장례, 20년만에 만난 조카들, 두 번의 예비군
이렇게 적고 보니 3월도 정말 스펙타클했구만..ㅋㅋㅋㅋ 솔직히 저것들로 글 쓰면 한 에피당 A4 하나씩은 채울 수 있을 듯. 4월은 또 어떤 인상깊은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가 되는구만.
다음 달(4월) 핵심 목표
앞서 3월 동안 나를 가장 크게 괴롭힌 두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책을 내려보았다.
뭐.. 더 건드리고 싶은 건 몇개 더 있지만, 4월은 일단 핵심 문제아 두 놈만 집중 교육하자😀 이것만 잘 잡아도 일주일이 달라지고 한 달이 달라질테니까.
- 쉼과 쾌락 구분하고 대체 활동 실천하기
- 집 도착 후 씻기 트리거 만들어 피로/보상심리 관리하기
- 기존 서비스 요구사항 빠르게 처리하고 신규 서비스 어떻게든 비벼보기
사실 주변에서 봤을 때 누구보다 열심히 사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보여지는 일면일 뿐이라는 것을 알기에 '나 열심히 살아요'하고 스스로 뿌듯해하는 건 바보같은 짓이다.
그보다는 진짜 나를 위한 균형있는 삶을 찾는 여정을 계속해 나가야겠다.
ps. 핸드폰으로 코드 치면서 파이썬을 공부할 수 있는 어플을 최근에 알게 되었는데 꽤 재밌다. 사실 이번이 파이썬 공부 3번째 트라이...ㅋㅋㅋㅋ 이번엔 정말 끝까지 가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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